오랜만에 비행기 탄다고 들뜬 서울 촌놈!
김포공항에 도착해서는 난생 처음 저가 항공사 비행편 티켓을 발권받았다. 기존 티켓과는 달리 마치... 카드 영수증 같은 느낌이랄까~ 수속시 이 티켓에 찍힌 바코드로 승선권 확인을 하고 있었다.
이스타항공 탑승권
이륙 후 창밖으로 내다본 구름
제주올레 패스포트
제주종합버스터미널 탑승장
성산포항 | 멀리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
우도까지는 배를 타고 약 15분 정도 이동한다. 이날은 구름 한점 없이 쾌청한 날씨 덕분에 눈부시게 푸른 제주도 바다를 즐길 수 있어 기분이 엄청 상쾌했다. 마누라는 배를 난생 첨 타보는거라 했다. 지금까지의 기억속엔 배를 탄 기억이 없다고 하니 말이다. 나도 아주 어릴적 배를 탄 기억은 있지만, 성인이 되고 배를 타보는건 첨인것 같다.
우리가 타고 들어온 배, 우도사랑2호
처음부터 걷는 방향을 잘못 잡았다. 한참 걷다 알게 되었는데, 원래 우도 올레의 정방향은 시계방향으로 걷는 것이었다. 헌데, 우도에 도착하자 마자 아무생각 없이 서빈백사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서빈백사를 그렇게도 보고싶었던겐가? 뭐... 올레길을 역방향으로 걷는다고 문제될건 없다. 하지만, 우도 올레의 경우 역방향 화살표(주황색 화살표)가 거의 표시되어 있지 않아 길 따르기가 무척 힘들다.(가파도 올레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 정방향 화살표(파란색 화살표)마저 많이 흐릿해져 있어 알아채기 쉽지 않았다. 특히 이 화살표 뿐만 아니라 갈림길에서 이정표 역할을 하는 방향 안내 표지판과 간세가 정방향으로 걷는 이들에게 잘 보이도록 위치하다 보니 역방향으로 걸을땐 이를 놓치기 십상이었다.
처음 만난 간세! 이녀석을 찾는게 처음엔 어찌나 힘들던지...
이런 상황이다 보니 첨음엔 길을 잘못들거나 혹은 길을 찾느라 보낸 시간이 꽤 많았다. 우도를 반바퀴 정도 돌고 나니 올레길 화살표와 리본 그리고 간세를 쫓는게 조금 익숙해 졌다. 그래도 우도 올레를 걸으며 곳곳에 위치한 우도의 명소를 둘러보기엔 6시간도 부족한 시간인듯 싶다. 한번 머물먼 발을 때기 쉽지 않을 만큼, 정말 정말 아름다운곳이 섬속의 섬이라는 바로 이 우도가 아닌가 싶다.
우도 올레를 걸을면서 꼭 해봐야지 했던것이 바로 우도8경 인증샷을 찍는 것이었다.3 길을 걷기 시작해서 가장 먼저 만난 우도8경중 하나가 바로 서빈백사였다. 눈부시게 하얀 백사장을 보는 순간 "아! 저기가 서빈백사로구나!" 바로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게다가 맑고 투명한 바다는 그 속을 훤히 다 보여주고 있었다. 그제서야 비로소 내가 제주도에 오긴 온건가 싶었다. 정말 "이국적인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었다. 이로써 우도8경 중 첫 경치를 득템하게 되었다.
서빈백사 | 의외로 사람들이 많았다. |
서빈백사를 지나면 화산섬 제주도 답게 해안은 까만 현무암들로 가득하다. 그 중에서도 서빈백사를 지나 늘어선 해안을 드렁코지라고 한단다. 우도에 사람이 처음 발을 들인곳이라 하여 제주 방언으로 드렁코지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데, 이 또한 장관이다. 드렁코지에서 주변을 둘러보면 바다 건너 성산일출봉이 보이고, 오른편으로는 서빈백사가 그리고 왼편으로는 우도항이 보인다.
드렁코지에서 바라본 일출봉 | 드렁코지에서 바라본 우도항 |
우도봉으로 오르는 공원 입구에 주차장이 있다. 여기까지만 차로 이동할 수 있고 이후는 차량 진입이 통제된다. 그러나 공원 버스는 공원 안쪽 승마장까지 오가는듯 했다. 오도봉길을 계속 따라 걷다보면 잠시 뒤 드넓은 푸른 초원이 펼쳐진다. 그리고 말들이 보인다. 승마장이다. 이 푸른 초원 위로 말을 타고 돌아볼 수 있는게다. 캬~ 멋지긴 한데... 우리는 여기서 말 타고 놀며 지체할 시간이 없어 즐거워 하는 관광객들을 보며 우리는 계속 언덕을 따라 올랐다. 가만보니 이 언덕... 예전 1박2일에서 멤버들이 뜀박질 하며 오르던 그 언덕이다. 난 도저히 뜀박질 할 힘이 없어 맘으로만 이 언덕을 달려 올랐다.
이 해안 언덕에서 만끽하는 우도의 절경도 환상적이다.
해안 절벽 위에서 바라본 우도 동천진동 연안
우도봉에서 바라본 푸르른 바다
우도봉에서 내려다본 푸른 잔디
우도봉에서 내려다본 우도 전경
16:00 우도 등대공원
우도 등대공원은 국내 최초의 등대 테마파크라고 한다. 뭐... 대부분의 테마파크가 그렇듯 딱히 눈을 확! 끌어잡는다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등대공원을 오를때 관람로를 따라가면 전 세계의 다양한 등대 모형들을 감상할 수 있어 눈을 심심치 않겐 해준다.
등대공원 관람로에 전시된 세계 주요 등대 모형들
관람로를 따라 걷다 바라본 우도 등대
우도 등대
16:20 검멀레 해안
등대를 지나 능선을 따라 걷다보면 다시 잘 포장된 길로 이르게 된다. 이 길을 따라 조금만 가면 검멀레 해안에 다다른다. 우도8경중 하나인 주간명월과 동안경굴은 이곳을 거쳐 접근할 수 있다.
검멀레 해안에 펼쳐진 까만 모래와 자갈
검멀레 해안에 있는 작은 해식동굴
검멀레 해안 절벽 단층 | 해안을 따라 펼쳐진 단층 |
주간명월은 오전에 해안 석벽을 따라 만들어져 있는 해식 동굴중 한 곳으로 들어가야 볼 수 있다 한다. 두 발로는 못가고 배를 타고 접근 할 수 있는데, 검멀레 해안에는 고무보트를 운영하고 있어 이 보트를 타면 주간명월을 확인 할 수 있는 동굴로 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오전을 훌쩍 넘겨버린 시간이라, 아쉽지만 검멀레 해안을 즐기는 것으로 위안 삼아야 했다. 그리고 동안경굴은 해안 끄트머리에 썰물때에만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이곳 또한 접근할 수 없었다.
산이 보이지 않으니 저 너머로 마치 지평선이 있을 듯 보였다.
17:20 하고수동 해수욕장
비양도를 지나 계속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작은 해수욕장에 이르게 된다. 해안 백사장까지 발을 들이지는 못하고 잠시 이곳 풀밭에서 사진 몇장 찍고 계속 걷기로 했다.
하고수동해수욕장
하고수동해수욕장 앞 커플샷! | 하고수동해수욕장 앞 설정샷! |
하고수동해수욕장 마을에서 만난 개님~
밭과 밭을 가르는 수많은 돌담들 | 이걸 일일이 쌓다니... 경이롭기다! |
벌써 해가 기울고 있다.
밭 사잇길로 걸으며... | 밭 너머로 보이는 우도 올레 펜션 |
제주도에서는 흔하디 흔한 현무암으로 대충 쌓아 올린듯한 나즈막한 돌담들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무너질것만 같은데, 오랜세월 태풍도 이겨가며 버텨오고 있는게 신기했다. 간혹, 무너진 담도 보였는데 그게 이번 태풍때문인지 혹은 다른 이유때문인진 알 수 없었다.
그렇게 20분 정도 걷다보면, 다시 해안도로로 나오게 된다. 이미 해는 수평선에 거의 걸려 있었다. 해안도로에 가로등도 드문 드문 있어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엔 항구에 도착해야 했다.
하우목동항까지 아직 갈길이 멀었는데 이미 해가 지고 있다.
18:30 첫 올레길 완주
우도 올레를 한바퀴 돌아 다시 하우목동항에 도착하기까지 5시간 조금 넘게 걸렸다. 이미 해는 수평선 넘어로 사라졌고, 날도 이미 어둑해졌다. 이때 갑자기 든 생각이 우도 올레를 역주행 하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만약 정방향으로 돌았다면, 해가 기울고 있을때 즈음 검멀레 해안에 이르렀을테고, 저녁노을 보며 지두천사를 즐겨야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뭐... 여기까진 운치라도 있었을테지만... 서빈백사는 캄캄할때 도착했을듯 하다. 아~ 이럼 정말 억울하지!
딱히 숙소를 예약하고 떠난 여행이 아니어서 이제부터 숙소를 잡아야 했다. 원래는 서빈백사에 줄줄이 위치한 펜션들 중 하나를 골라 가려 했는데, 다리에 힘도 풀리고 기운도 없어 좀전에 지나오며 전화번호를 적어두었던 펜션에 연락해서 숙박료를 알아보기로 했다. 이 펜션은 딱히 홈페이도 없고, 게다가 비쌀것 같아서 우도 숙소 후보지에서는 빠져있었다.
연락해보니 뜻밖에도 5만원에 해 주시겠단다. 서빈백사에 줄줄이 위치한 펜션들과 가격면에서 다를게 없었다. 오히려 시설면에서나 방 평수면에서 월등히 우월했다. 뭐... 젤것도 없이 이 썸머뷰 펜션으로 낙점!!! 다만, 현금만 받으신다 해서 어쩔 수 없이 없는 현금 탈탈 털어 숙박료를 지불했다. 그러고 보니 저녁밥을 먹고 카드계산이 안된다면 이거 엄청 난감한 상황이 될게 뻔했다. 주인 아저씨께 여쭤보니 ATM이 중앙마을에 있다고 하시며, 그곳까지 차로 태워 주시겠단다.
비수기에 여행을 다니면 고시된 비수기 요금보다도 좀 더 싼 값에 숙박을 해결할 수 있는 대신, 현금을 좀 넉넉히 준비해서 가야할듯 하다. 예상 외로 현금만 받는곳이 꽤 많았다. 중앙 마을에 농협이 있어 다행히 이곳에서 현금을 찾긴 했지만, 이마저도 없었다면... 여행 첫날밤을 허기진 배를 부여잡고 배고픔 속에서 고통스럽게 보내야 했을런지도 모를 일이다.
19:00 우도숯불갈비
간단한 간식거리를 바로 옆 농협마트에서 사들고, 근처 밥집을 찾았다. 몸도 맘도 피로에 쩔어 있는 터라,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우도숯불갈비 가게로 들어갔다. 제주도까지 와서 양념갈비를 먹게 될줄이야. 풉! 썰렁하리라 예상했던 가게 분위기와는 달리 사람들... 주민들로 북적였다. 서빈백사에 줄지은 음식점은 아무래도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곳이다 보니, 거의 대부분 가격도 비싸고4 영업시간도 짧다고 한다. 특히 오늘같은 일요일엔 마지막 배 시간 맞춰 관광객이 다 빠져나간 터라 더 일찍 영업이 끝나지 않았을까 싶다.
제주도까지 와서 먹었다는게... 양념숯불갈비~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동네 주민들 여기 다 모인건지... 너무 바쁜탓에 주문한 된장 찌게는 고기 다 먹을 때 까지 결국 보지도 못하고 주문을 취소해야 했다. 뭐... 이런~ 그래도 그나마 이 시간에 고픈 배를 채울 수 있었으니, 그걸로 만족해야 했다.
펜션 주인 아저씨가 여기 중앙 마을까지 데려다 주시긴 했지만, 이제 다시 숙소로 찾아갈 일이 남았다. 문제는 길을 잘 모른다는거다. 게다가 가로등도 거의 없는 이 낯선 길을 따라서 말이지... 그래도 그냥 배도 부르니 감각에 의존해서 일단 길 따라 걸었다. 그렇게 걷고 걷다 드디어 만난 해안도로는 펜션에서 한참 떨어진 곳이었다. 또 다시 한밤중에 우도 올레 탐방에 나서야 하는 황당한 경우가 벌어진 것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약 20여분 걸어 겨우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21:30 우도의 야경
숙소에 들어서자 마자 마누라는 이내 전사하셨다. 난 너무 땀을 많이 흘려 일단 씻고 자든지 말든지 해야 했다. 샤워를 하고 나니 조금 피로가 풀린듯 해서, 야경이라도 건저볼 심상으로 삼각대와 카메라를 들고 밖을 나섰다.
6~7월경 멸치잡이를 위해 한밤에 집어등을 켜고 어업을 하는 광경이 장관이라 해서 이 또한 우도8경 중 하나라 한다. 이름하여 야항어범! 하지만, 시기도 시기려니와 이 광경을 보려면 섬 동쪽으로 가야 하는데, 숙소는 서쪽에 위치하고 있으니... 아쉬운데로 숙소 앞 바다 야경과 언덕 너머로 살짝 보이는 등대 불빛을 쫓기로 했다.
숙소 근처에서 바라본 작은 해안 마을 | 바다 건너 제주도와 조업 중 어선 집어등 |
언덕 넘어로 겨우 살짜 보이는 우도 등대 불빛
이런곳에 오면 꼭 한번씩 찍어보는 하늘에 뜬 별들~
여행 첫날... 우도에서의 하루는 가히 황홀한 수준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여행지로 꼽으라면 단연 우도를 꼽을테다. 다만, 이번에 우도8경 중 4경과 6경인 지두청사와 서빈백사만 제대로 확인했다는게 좀 아쉬웠다. 1경과 2경인 주간명월과 동안경굴은 검멀레 해수욕장에서 발을 돌려야 했고, 5경인 후해석벽은 보고도 그게 5경인줄 몰라 인증샷을 찍지 못했다. 그리고 8경인 야항어범은 숙소 앞에서 밤 바다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3경인 전포망도는 내일 배를 타고 나가며 확인하려 했는데, 아침 바다 안개로 절반의 성공에 그친셈이 되었고, 마지막 7경 천진관산... 우도에서 바라본 한라산은... 흑! 생각지도 못했다. 그래서 다음날 아침에 찍어보려 한라산쪽을 바라보니 짙은 안개로 제주도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으니...
그래도 너무나 행복했던 기억들을 간직할 수 있었던 여행이여서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아무리 계획을 잘 짜더라도 현지 사정에 따라 일정이 틀어지기 쉬운데... 다행히도 그런 이변도 없었다. 내가 계획했던 일정대로 별 문제 없이 정확하게 딱!딱! 들어맞은게 흐뭇하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했다. 이게다 놀라울 정도로 발전된 인터넷 덕분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
☞ 더 많은 사진 보기
- 제주도에서 시외버스를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제주도 주요 도로를 익혀두면 도움이 된다. 시외버스는 도로에 따라 운행 버스가 분류되고 있었다. 동일주(동부 일주도로), 서일주(서부 일주도로) 또는 5.16노선 등 버스 출발지와 종착지는 제주~서귀포지만, 운행하는 도로가 각각 다르다. [본문으로]
- 티머니 되고, 하차벨 있고, 정류장 안내방송도 다 나온다. 시외버스라고 하고,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고 도착하니 시외버스인줄 알지... 서울로 치자면 마치 광역버스 같은 느낌이랄까? [본문으로]
- 그러나 이게 쉬운게 아니었다. 날씨와 시간대가 잘 맞아 떨어져야 볼 수 있는 경치도 있었다. 그래도 우도8경 중 6경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했는데... 절반도 제대로된 인증샷 하나 건지지 못했다. 그나마 서빈백사와 지두청사 정도... [본문으로]
- 우도는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라 회가 좀 싸지 않을까 했는데, 아니란다. 단순히 관광지라 비싼게 아니고, 이곳 어획량이 적어서 횟감을 제주도에서 배로 실어 날라오기때문에 더 비싸다고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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