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장보면서 내가 슬쩍 집어넣은 셀러드와 두부다. 오리엔탈 드레싱도 함께 슬쩍 했다. 이걸 어제...아니 오늘 새벽까지 엄윤이랑 먹으면서 수다를 떨었다. 전날에도 겨우 2-3시간 정도 잠을 잔 터라 엄청 피곤했는데 수다를 떨다보니 결국 또 새벽 4시가 다 되서 잠이 들었다.
8시 일어나 제사 준비를 서둘렀다. 대충 내가 할 일들을 끝내자 어제 씻지도 못하고 잔 탓에 바로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 그동안 울 마눌님은 어머니랑 설 음식을 준비했다. 씻고 나서 먼저 우리 부모님께 새해 인사를 드리고 친척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무리 했다.
9시가 되자 큰삼촌과 작은삼촌네 가족들이 모두 모였다. 할아버지께 인사드리며 제사를 지내고 어제 오늘 준비해둔 음식을 먹었다. (이때 어제 슬쩍한 드레싱이 숙모님들 가운데 힛트 쳤단다. 어머니도 올리브유로 직접 드레싱을 만드셔서 드셨다는데... 맛이 영 옳지 못했었는데 이거... 숙모님들도 꽤 만족스러우신가 보다. ^^; )
식사 후 커피 서비스는 우리 엄윤이 몫! ^^; 열심히 주문 받아서 커피를 타고 있다. 그동안 지친 몸을 부엌 한켠에서 쉬고 있는 울 마눌~ 시집살이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맘까지 편하지는 않는가보다. 더욱이 우리는 친척간 왕래도 드문 집안이니... 마눌님네랑 비교해보면.... 좀 부끄럽고 미안하고... ㅠㅠ;
우리 할머니는 정말 늘 건강하실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 가족들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신다. 작년 추석때까지만 해도 날 알아보셨는데... 오늘은 내가 누군지 모르신다. 그러다가도 간혹 정신이 돌아오시긴 한다는데... 속상한 일이 이뿐만이 아니다...ㅠㅠ;
우리 아버지와 삼촌들... 옛날엔 어린 동생들이 뛰어다니고 노느라 집안이 시끌벅쩍 했는데... 지금은 거실에 아버지와 삼촌 두분이서 오붓하게 담소를 나누시는 모습만 볼 수 있게됬다.
며느리는 부엌 구석에서 나랑 같이 이러고 있다.
당시엔 별 생각없이 심심할까봐 옆에서 알짱거리며 사진 찍고 했는데... 지금 사진을 보니 맘이 좀 찡~하네...
내가 피부과엘 다니며 고생하는 동안 어머니는 손수 여드름에 효염 좋다는 처연 비누를 이렇게 만들어 주셨다. 덕분에 이 비누를 사용하는 동안엔 재발률이 상당히 낮은걸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이 비누가 다 떨어져 일반 클렌징폼을 사용하는 동안 또 여드름이 재발해 고생하기도 했다. 그랬더니 이렇게 또 준비를 해 주셨다.
이중 갈색을 띈 비누가 여드름 전용 비누다. 집에선 나만 쓴다.
어르신들 이야기 나누는 동안 마눌님과 동생은 큰방에서 내 어릴적 사진을 들춰보고 있었다. 움...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 저때의 기억은 남아있지 않지만 느낌만큼은 아직 남아있다.
나 저 빨간 바지... 어머니한테 표현을 했을런지 안했을런진 모르지만, 엄~~~청 좋아했다는건 분명하다. ㅡ,.ㅡ;
12시가 다되간다. 서울행 열차는 3시고 또 그 전에 아무래도 어머님(장모님) 병원에 들려 인사들 드리고 가야할것 같아 삼촌들 보다 우리가 먼저 집을 나서야 했다. 동생의 도움으로 차를 얻어타고 좀 편하게 가려 했는데... 의외로 차가 많이 밀려 병원에 1시가 넘어서 도착했다. 동생도 간 김에 어머님 병문안 인사를 함께 드리며 잠시 머물렀다. 처남도 와 있었다. 그렇게 잠시 이야기를 나두다 이내 부산역으로 출발해야 했다.
고향에 와서 이틀 밤을 지내며 겨우 5시간 잤다. 그것도 얕은 잠을 자서인지 사진기 들이대는것도 거의 포기했다. 습관도 안되있는데다 몸까지 이러니 이 이후론 거의 사진 찍기를 포기해버렸다. ^^;;
부산역에 도착해 보니 2시 조금 넘긴 시간... 동생이랑 간단하게 우동과 김밥을 먹곤 또 금방 작별 인살 해야 했다. 가족이란게 그런건가 보다. 뭐... 떨어져 있을땐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며 사는데... 막상 이렇게 만나고 나면 헤어지는게 참 아쉽다. 그래도 또 며칠 지나면 내 생활 속에서 잠시 기억 뒷편에 두고 살겠지만...
이제 집으로 가는 열차 안에 앉아있으니... 두고 온 보리뭉치뽀뽀에 대한 걱정과 기대가 든다. 그러다... 둘다 바로 골아떨어졌다.
천안쯤 도착했을때... 잠에서 깼다. 짧게나마 엄청 깊게 푹~ 잔듯 싶다. 폰카메라를 창밖에 들이댈 힘 정도는 난다.
광명역에 도착해서 그제서야 우리집을 떠나면서부터 사진을 담아두지 못한게 살짝 아쉽기 시작했다. 2박3일간의 고향 방문기 중 많은 이빨이 빠졌지만 그래도 마지막날인 오늘... 많은 사진을 담아내지 못했다. 아쉬움에 광명역사라도...ㅡ.ㅡ; 그것도 폰카로...ㅠㅠ;;; 아직 디카를 찾아서 들만큼 기력이 회복되진 못했다.ㅋ~
드디어 집에 도착했다. 현관문을 열었을때 어떤 장관이 펼쳐질지 내심 기대반 걱정반이었다.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거실로 들어서는 순간...
오~~~ 녀석들도 우리가 보고 싶었나 보다! 세놈 모두 우다다 달려오며 우리를 엄청 반겨주는게 아닌가? 녀석들 모습에 피곤도 싹~ 가시는듯 하다. 특히 평소엔 처다보는둥 마는둥 하던 뭉치마저 우리를 반겨주니 이 어찌 아니 기쁘지 아니하겠는가?
집안 상태는 생각보단 양호했다. 뭔가 하나 깨져있거나 할 줄 알았는데... 화장실 주변 사막화, 전화 수화기 추락, 무선 키보드 추락... 그 외엔 별 사고 없이 무사했다. 우려했던 물그릇이나 밥그릇 뒤집어 엎는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로써 2박3일간의 설날 고향 방문기는 끝이 났다. 하지만...
우리를 그렇게 반겨주던 보리뭉치뽀뽀중... 뭉치와 뽀뽀는 금방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어여 물이랑 밥, 새걸로 갈아줘~~~" 라며 퍼질러 졌다. 그러나 보리가 계속 심하게 반겨준다. 이게... 어떤 의미인진 그때까지는 정말 몰랐다.
우리들 맘에 꼭 새겨두고픈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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