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22 21:53

잘가~ 가로본능, 어서와~ 햅틱2

어제... 그동안 사용해왔던 휴대폰을 보내고 새로운 휴대폰으로 바꿨다. 4년만이다. 그 전엔 항상 내가 휴대폰을 회생불능 상태로 만들어 버리는 탓에 1년에 한번씩 바꿨다. 그러다 이번엔 무조건 튼튼한 놈으로 사자고 한게 소위 "가로본능"이라 불리는 삼성 휴대폰 SCH-V500 이었다. (당시 삼성폰들은 디자인이 좀 투박해서 영 정이 가질 않았다.)


이 휴대폰을 사고 나서야 왜 삼성 휴대폰이 튼튼하다고 하는지, 왜 삼성 휴대폰이 인기가 좋은지 실감하게 되었다. 4년을 사용해 오면서 소소한 고장 한번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도 3년째 접어들고 3G 폰이 본격적으로 쏟아저 나오면서 부터 불만이 되더라. 수리비용이 만만찮게 들어가는 고장이 한번 나 줘야 "아~ 이거 새로 사는게 낫겠는걸~" 한마디 읇조려 주고 지름신과 다정하게 손잡고 새로운 문명의 이기를 찾아서 쇼핑을 떠날 수 있지 않겠는가?



처음 이 휴대폰을 살때만 해도 MP3, 동영상, 카메라 등등... 온갖 기능이 집대성 되어 있어 휴대폰 하나로 다 해결될 것만 같았다. 하지만 MP3와 동영상 같은 미디어들은 기본적으로 휴대폰에서 네이트에 접속해서 다운받은 미디어만 재생이 가능했다. 즉, 내 PC에 들어있는 미디어들을 휴대폰에 쉽게 옮겨 담아 즐기는게 거의 불가능 했다. (가능하다 해도 너무 불편하고 복잡한 탓에 그냥 MP3로 듣는게 훨씬 편했다.) 게다가 카메라는 사진 품질이 너무 낮아서 휴대폰 배경화면용으로만 사용하는게 전부였다.


그러다 몇달 전부터 의외로 마눌님 휴대폰이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다. 휴대폰 배터리가 이상적으로 쉽게 방전되는가 싶더니 또 어느날 부턴 키 패드가 잘 눌러지지 않는다는거다. 그리고 최근엔 심지어 휴대폰 카메라마저 고장나 버렸다. 그리고 회사 동료로부터는 "휴대폰 안바꿔요?" 라는... 소위 뽐뿌질까지 당하고 있었다. 게다가 최근 회사가 잠실로 이사가면서 힘들고 고달픈 출퇴근길에 동영상을 보면서 이겨내고 있는데 이게 화면이 코딱지만하고 저장 용량도 눈꼽만해서 영 시원찮았나 보다. 한동안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를 눈여겨 살펴보던 마눌님이 휴대폰이 이정도가 되니 이왕 사는거 햅틱2 어떠냐 물어보는게 아닌가?


사실 키패드야 A/S 받으면 될듯 하고, 카메라도 A/S받은 들듯하나 뭐... 거의 사용하지도 않으니 별 상관은 없다. 단지 찜찜할 뿐이다. 배터리는 오래 사용해서 그렇다면 새로 배터리 하나 사면 된다. 다만 재고가 있을까 하는 문제는 남겠지만... 그러나 울 마누라 검소한건 친정, 시댁식구 모두 인정하는 바인데 이런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걸 보면 참... 간절하긴 하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정도면 그냥 원하는거 사줘도 되겠지만 문제는 나였다. 내 휴대폰은 아직 나름대로 멀쩡했고 사용하는데 지장 없었으니 말이지.


우리 둘이 닮은 것들 중에 하나가 이거다. 좀 비이성적이고 유치하지만 원래 사랑이란게 유치한거라 하지 않았던가. 결혼한지 5년, 인연을 맺은지 10년째인 우리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부분을 커플로 장만하고 있다는 거다. 커플룩, 커플링 그리고 커플폰... 심지어 속옷까지도...ㅡ,.ㅡ;;; 지금 상황에서는 TV 광고에서처럼 "경제를 생각해서~"라며 아쉬운대로 마눌님폰만 맞춰주고 나는 그냥 지금 휴대폰 사용해도 되겠지만... 마눌님은 어짜피 살꺼면 무조건 같이 같은 날에 같은 모델로 사자는 주의다. 나 또한 그렇다. 소월해지기 쉬운 부부관계에서 이런식으로 유대감을 만들어 나가는것 또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고, 그러한 유대감은 돈 보다도 더 중요하다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햅틱2라는 휴대폰이 현재 할인 가능한 제품도 아니고 심지어 번호 이동해도 할인이 안된다고 하니 좀 부담이 되는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말이지...

4년이라는 공백을 깨고 새로운 문명의 이기를 맛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내 속에 있는 그분이 놓칠리 없지 않겠는가?! "음... 그래도 내꺼는 아직 더 사용할 수 있으니깐 마눌꺼만 햅틱2 사서 그걸로 동영상도 보고 사진도 찍고 해~" 라고 할 수도 있었겠지만! "음... 네가 정 그렇다면... 내 친히 내것도 질러주마! 자! 지금 당장 사러 가자!!!" 격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21일 저녁... 퇴근 후 함께 우리 동네에 있는 대리점에 들리게 되었다. 몇가지 알아보고 난 후 구매 결정을 했는데... 앗차! 햅틱2 블랙이 다 나가고 없단다. 블랙은 내일 입고가 된다는 직원의 말 한마디에 웃으며 내일 다시 오자며 돌아왔다. 다음날... 그냥 굳이 우리 동네까지 와서 살 필요 없지 않나 싶어 강남에서 만나 직영점에 가기로 했다.


이곳에서 결국 어제... 거사를 치르게 되었다. 4년동안 사용해온 "가로본능"을 보내고 새로 맞이할 휴대폰으로 햅틱2를 받게 되었다. 마눌님이 햅틱2를 원해서 이걸로 함게 사긴 했지만... 난 솔찍히 그다지 맘에 쏙! 들진 않는 녀석이었다. 처음 햅틱 모델 보단 비슷하지만 좀 깔끔해졌다고나 할까? 워낙 햅틱 초기 모델에 대한 잡음들이 많았던데다 터치 스크린 방식이 재미요소는 되더라도 영~ 못미더운 구석이 있었던것 같다. (슬슬 나도 감각 떨어지는 구시대적인 신문물 회피형 영감텡이 진영에 편입되어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되는 대목이다.) 게다가 가로본능을 사용하며 하드웨어는 만족스러우나 소프트웨어는 영 별로였던 삼성 제품을 또 산다는것도 좀 걸렸다.


그러나 햅틱2를 점원으로부터 넘겨 받아들고 조금 만지작 거리면서 "오호~ 이거 괜찮은데~ 쓸만 하네~" 를 남발하고 있었다. 의외로 터치 방식의 조작감에 상당히 빨리 익숙해졌다. 게다가 '지가 넓어저 봤자 거기서 거기지..'라고 생각했던 화면 크기는 동영상을 보는 순간 마눌님 말씀대로 이전 휴대폰 화면의 크기 차이보다 더 크게 다가 왔다. 기대가 높지 않아서인진 모르겠지만 일단 첫 인상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우리는 매장을 나온 뒤 저녁을 먹으러 오랜만에 봉춘찜닭집을 찾았다. 대기중인 사람들이 있어 밖에서 한 20여분 기다렸지만 새로 장만한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느라 금방 지나갔다. 가게에 들어가서도 음식이 나올때 까지지 만지작 거리며 이 새로운 장난감을 즐기고 있었다. 찜닭을 먹는 동안에는 잠시 휴대폰을 내려놓고 휴대폰에 대한 수다 떨기로 사길 잘했다며 함께 즐거워 했다. (어쩜 그런식으로 서로 위안 삼은건지도...ㅋㅋㅋ)

햅틱2로 촬영한 사진 보기...


집에 도착해서 좀 더 만저보았다. 마눌님 때문에라도 미디어 파일에 관련한 전송 및 조작에 대해 살펴 봤는데 아무래도 iriver plus3 와 비교되다 보니 좀 불편한점이 있긴 했다. 특히 MP3 파일은 멜론 플레이어로 DCF로 변환해서 넣고 들어야 하는데... 이게 한번에 한 파일만 변환 가능하다.(오토 멜론이란 프로그램이 있긴 하지만...) 여간 귀찮고 불편한게 아니다. 결정적으로... 지금까지 내가 사용해온 MP3 소리에 길들여진 나는 휴대폰으로 음악을 들을 일은 딱히 없을 듯 하다. ㅡ,.ㅡ;

카메라, 멀티미디어 재생, 게임등... 많은 기능들이 집약된 휴대폰이긴 하지만... 역시 폰카는 디카를 넘지 못하고 멀티미디어 기능은 아이리버를 넘지 못하며 게임은 PSP를 넘지 못하는듯 하다. 햅틱으로 인해 순간 퇴출(?) 위기까지 몰렸던 나의 디카와 MP3... 앞으로도 항상 함께 다닐 수 있을것 같다 다녀야 할 것 같다.ㅋㅋㅋ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WABE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9년 설날 둘째날  (4) 2009/01/25
2009년 설날 첫째날  (2) 2009/01/24
잘가~ 가로본능, 어서와~ 햅틱2  (8) 2009/01/22
털~털~털~~~  (4) 2009/01/15
가정식 뷔페, 집으로...  (4) 2009/01/07
와비네 크리스마스  (12) 2008/12/24
Trackback 0 Comment 8
  1. BlogIcon Fallen Angel 2009/01/24 13:53 address edit & del reply

    기변 하셨군여.. 전 가로본능2를 사용중..ㅎ.ㅎ
    명절 잘 보내세요..^.^

    • BlogIcon 영이짝찌 2009/01/25 16:31 address edit & del

      가로본능 거의 막차 타서 좀 그랬는데~^^;;
      Fallen Angel님두 명절 잘 보내세요~~~

  2. 새벽달 2009/01/28 12:24 address edit & del reply

    햅틱2 잘쓰세용~

    • BlogIcon 영이짝찌 2009/01/28 19:10 address edit & del

      네네... 이번에도 오래 쓸 수 있도록 관리 잘해서 사용해야겠어요~ㅋㅋㅋ


      왠지 새벽달님께 폰 선물받은 분위기가...ㅡ,.ㅡ;;;

  3. BlogIcon 다랑어 2009/01/30 18:35 address edit & del reply

    이번에 집에 갔더니 막내동생이 햅틱2를 샀더라구요
    제 터치펜이 고장나서 낼름 뺏어왔는데
    뺏고보니 DMB용 안테나 겸용이더라는..
    터치펜 잃어버리지 마세요^^

    • BlogIcon 영이짝찌 2009/01/30 23:00 address edit & del

      ㅎㅎㅎ~ 저는 dmb용 안테나만 있고 터치펜이 없어서 이상했는데...
      씨게~ 뽑아보니 펜이...^^;;;

  4. BlogIcon 산새 2009/02/12 22:18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이건데 mp3빼곤 다좋아요,ㅋ 노래는 그래서 그냥 안들음,ㅋㅋ 귀찬고 이어폰 껴도 귀에좋지도 않아서,,ㅋ

    • BlogIcon 우드너 2009/02/14 08:42 address edit & del

      산지 얼마나 됬다고~ 저는 벌써 본래의 기능만 주로 쓰고 있네요...ㅋㅋㅋ
      그나마 dmb만 좀 사용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