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29 23:29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보리


일단 수술은 잘 끝났다. 우리에 들어있는 보리를 보니 너무 안쓰러웠다. 의사 선생님이 보리가 엄청 화가 나 있다며 우리에서 좀 꺼내달라고 하셨다. 뭔 소린가 했는데... 의사선생님 손에 엄청난 흉터들이...^^; 전투고양이 보리와 한판 하셨더란다. 보리를 마취하는 과정에서 유혈이 낭자한 싸움이 있었던거다. 우리에서 보리를 데리고 나오면서 나도 겁이 나긴 했는데... 녀석이 내가 누군지 알긴 아나보다. 내 손에 순순히 이끌려 나와 이동장으로 얌전히 들어갔다. 수의사라면 당연히 감수해야할 일일테지만, 유독 예민하고 성깔있는 보리때문에 좀 미안하기도 했다. 예전 귀 진드기 치료를 받을때도 한번 사고를 친 전과가 있어서 말이지...


집에 도착해서 보리를 풀어주자 복대때문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다. 겨우 겨우 중심을 잡고는 내게 애교를 부리기 시작한다. 오자마자 기운없이 쓰러저 잠들 줄 알았는데 의외로 상태가 좋아 보인다. 이리 저리 돌아다니기도 하고... 그런데 그 순간 뭉치와 뽀뽀가 달려나왔다. 보리는 애들을 보자마자 하악질을 하며 강하게 위협을 하기도 한다. 예전엔 보리가 딴 애들한테 하악질 하는게 여간 못마땅했지만... 지금은 그럴 기운이 있다는게 고맙다.


뭉치와 뽀뽀는 갑작스런 보리의 등장과 하악질에 놀라 잽싸게 숨어버렸다. 뭉치도 요즘 잘 들어가지 않는 소파 아래로 억지로 비집고 숨는게 아닌가. 애들을 잠시 격리 시켜둘까도 고민했지만... 아주 모르는 애들도 아니고 빨리 다시 친해지도록 같이 두는게 나을듯 했다. 다만 보리 밥 먹일때만 잠시 큰방에 격리 시켰다.

일단 고생했을 보리를 위해 참치를 따고 받아온 약을 함께 비벼주었다. 걱정과는 달리 의외로 잘 먹는다. 수술 뒤 아무것도 먹지 못해 배가 많이 고팠나 보다. 입 짧은 보리가 이렇게 약 탄 밥을 잘먹다니...


밥도 거의 다 먹었다. 조금 남기긴 했지만 예전에 비하면 잘 먹은거다. 아침 저녁으로 약을 먹여야 하는데... 참치를 좀 사둬야겠다.


시간이 조금씩 지나자 보리도 서서히 안정을 되찾아가는듯 했다. 계속 숨어 있던 뭉치도 이젠 보리 눈치 봐가며 지 할짓은 또 다 하고 있다. 아직 뽀뽀만 계속 소파 아래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보리가 캣타워에서 잠이 들땐 뭉치도 아래층에서 보리를 힐끔 힐끔 처다보기도 한다.



참 신기한게... 우리가 누군지 알고 만져달라며 앙탈을 부리는게 너무 너무 신기하다. 앞으로 빨리 회복해서 다음주 실밥 풀고 뭉치랑 뽀뽀랑 함께 뛰어 다닐 수 있는 그날까지... 옆에서 잘 돌봐줘야 할텐데...



참...미안하고 고맙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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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8
  1. BlogIcon 무니짝찌 2009/01/30 08:12 address edit & del reply

    애썼다. 보리야...
    우리 앞으로 다섯식구 잘 지내자~~~

    • BlogIcon 영이짝찌 2009/01/30 23:03 address edit & del

      웬지 전투냥이 보리가 살짝 조신해진듯한....

  2. BlogIcon 다랑어 2009/01/30 18:39 address edit & del reply

    오래전 아리엘 수술할때 아리엘도 저도 너무 고생을 많이 해서 복대 감고 있는 보리 모습 보니 맘이 짠하네요.
    아리엘은 몸무게가 2.5킬로도 안나가서 수술을 못했거든요.
    발정나면 몸무게는 또 줄고... 살찔만 하면 또 발정나고...
    결국 2.5킬로였을때 수술하고 수술하면 살도 좀 찌겠지 했는데
    여전히 2.9킬로;;;
    보리는 밥도 잘 먹고 잘노는걸 보니 금방 낫겠어요
    큰일 치르셨습니다 토닥토닥~

    • BlogIcon 영이짝찌 2009/01/30 23:04 address edit & del

      고맙습니다~~^^;
      저도 보리가 수술 후 평소랑은 다르게 잘 따라주고 잘 먹어주고 해서 안심이 좀 되네요~
      지금은 슬슬 돌아다니며 장난도 치고 애교도 부리고 그래요~^^

  3. BlogIcon Fallen Angel 2009/01/30 22:31 address edit & del reply

    보리 수술했군여... 보리가 성격이 조금 까탈스러운가 봐염.
    큰일 치루셨군여.. *.*

    • BlogIcon 영이짝찌 2009/01/30 23:06 address edit & del

      보리는 까탈스러운 정도가 아니라...
      지가 하기 싫은거 억지로 하게 되면 일단 할퀴고 물고본다는...^^;;
      그래서 전투냥이라고 부르곤 하는데...
      저보다 의사선생님이...ㅋㅋㅋㅋ

  4. BlogIcon 폭주천사 2009/02/08 22:45 address edit & del reply

    보리가 수술을 했군요. 어서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문득 저희집 아이들 수술하던 때가 생각나네요. 저희집 아이들은 모두 수컷인데 색시가 애들 수술시키자고 했을때 저는 처음에 반대를 했었습니다. 뭐랄까? 같은 수컷으로서 측은지심이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그랬습니다. ^^;

    • BlogIcon 영이짝찌 2009/02/08 23:42 address edit & del

      저도 뭉치는 수술 안시킵니다~ㅋㅋㅋ
      혹시 또 모르죠~ 스프레이 때문에 민원 들어올 정도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