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28 22:34

결국 보리에게도 그날이 오고야 말았다.

설 전까지만 해도 보리가 그저 우리랑 더욱 가까워지려고 애교를 부리는걸로만 알았다. 그리고 고향을 다녀온 뒤 현관문을 여는 순간 우다다 달려나오는 녀석들을 보며 내심 '이녀석들 우리가 엄청 보고 싶었구나~' 하며 행복하기만 했다. 또 잠시 뒤... 이내 뭉치와 뽀뽀는 평소와 다름 없는 평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보리는...


최근 부쩍 자주 내 무릎위로 뛰어 올라 만저달라고 때를 쓸때만 해도 발정이 오고 있을꺼란 생각을 미처 못했다. 그저 보리가 우리랑 가까워지려고 애쓰나보다 싶었지... 어제만 해도 심하진 않았지만 간간히 보리는 거울이나 창문을 보며 한번씩 "아욱~~!" 거렸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다 그날 저녁이 되어서야 보리가 발정이 시작되었을꺼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보리의 최근 변화된 행동을 보면...
  • 부쩍 애교와 교태가 늘었다.
  • 가만 있지 못하고 거실과 부엌을 왔다 갔다 하며 창이나 거울을 바라보며 자주 울어된다. "아욱~!"
  • 궁디팡팡 해달라고 자주 엉덩이를 들이댄다.

보리가 혼자 있을때면 한번씩 "아욱~!" 거리며 크게 울어대곤 해도, 그러다가도 사람이 곁에 가면 부비부비 하며 조용해졌다. 처음 보리가 우리집에 왔을 때도 한동안 적응해가며 그런적이 있었기에... 그래서 그저 외로움을 많이 타는 보리라 그런가 보다 했는데...

결국 어제 저녁부터는 옆에 사람이 있어도 소용없다. 조금 들하긴 해도 계속 쉼없이 울어댔다. 오늘 나도 마눌님도 거의 잠을 제대로 못자고 출근해야 했다. 보리도 이제 9개월째... 시작할 때도 되었다. 결국... 오늘 저녁, 보리를 병원에 데려가기로 결정했다.



울음 소리라도 작아서 이웃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 정도만 되어도 좀더 지켜보며 뭉치에게 다양한 정력제라도 먹여보겠지만...ㅠㅠ;


의사선생님은 수술 후 마취에서 깨고 경과를 옆에서 좀 지켜볼 수 있어야 하니 일단 입원 시켜두고 내일 오전 10시에 수술 들어가는게 좋겠다고 하셨다. 수술시간은 40분 정도 걸린다고 하니...내일 오후엔 한번 전화해서 경과를 물어봐야겠다. 가뜩이나 예민한 녀석인데...ㅠㅠ;;;

사람과 함께 하기위해 보리로서는 정말 원치 않는 수술을 하게 된다. 사람과 함께 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어쨌튼 나도 가급적 피하고 싶은 선택을 하게 된것 같아 가슴이 무겁다. 수술 잘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내일 만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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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0
  1. BlogIcon YoshiToshi 2009/01/29 09:58 address edit & del reply

    에구구...보리양...(ㅠㅠ)
    저희집 고양이도 저 없는 동안에 수술을 해버려서...
    어머니가 시키시고 이틀을 내리 우셨다고 하시더라구요.

    마음 아프시겠지만, 더 많이 사랑해주세요. (에구구)

    • BlogIcon 영이짝찌 2009/01/29 20:27 address edit & del

      어제 오늘... 못할짓 한것 같아 너무 갑갑했는데..
      그래도 오늘 퇴원해서 성질 팍팍! 부리는걸 보니 한편으론 좀 맘이 놓이네요..^^

  2. 삼순이.엄마. 2009/01/29 11:14 address edit & del reply

    어쩔수 없는 선택인것 같아요..
    사실..저도 이문제로 아직도 고민중이에요.. 두녀석들을 이대로 둘껀지..휴...또 임신하면.어쩌나...고민고민..

    • BlogIcon 영이짝찌 2009/01/29 20:29 address edit & del

      그러게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반려동물들이...
      발정에 따른 고통이 좀 들하거나 하면 어떻게든 뭉치 좀 클때까지 더 있어보고 싶었는데...
      어쨌튼 수술 잘 끝나고 기운도 생생한것 같아 맘이 놓여요~^^

  3. 새벽달 2009/01/29 17:01 address edit & del reply

    ;; 오늘 수술 잘했어요?

    • BlogIcon 영이짝찌 2009/01/29 20:30 address edit & del

      보리는 수술 잘 받았고...
      집에 와서도 뭉치 뽀뽀한테 기선제압 하느라 씩씩하게 돌아다니네요~
      다만 의사선생님 손이 보리한테 물리고 할퀴고해서 만신창이더군요...^^;

  4. BlogIcon Fallen Angel 2009/01/29 18:25 address edit & del reply

    발정이 왓군여.. 중성화는 해주는게 차라리 나은거 같아요.
    계속 번식을 시켜주지않음 모를까.. 건강에도 오히려 좋다고 하더군요.

    • BlogIcon 영이짝찌 2009/01/29 20:37 address edit & del

      일단 아파트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 중성화를 하긴 했는데...
      맘 쓰이는건 어쩔 수 없나 보네요~^^;

  5. BlogIcon petite 2009/01/30 09:11 address edit & del reply

    자궁질환에 노출되기 쉬워서 오히려 좋단 얘기도 있어요.
    실제로 발정 중엔 냥이도 괴로워한단 얘기도 들은거 같구요.
    저도 저희집 애들 수술 시킬때 맘이 안 좋았지만
    가정의 평화(?)를 위해 어쩔수 없었어요. 물론 내 이기적인 욕심인가 고민도 했지만
    수술 후에 살찌는것만 조심하셔요 ^^;;
    (저희집애들은 수술을 기점으로 돼지의 길로..............................................)

    • BlogIcon 영이짝찌 2009/01/30 22:58 address edit & del

      보리 쟤는 너무 입이 짧아서 고민이었는데~
      수술 뒤에 좀 안가리고 잘 먹기라도 해주면 좋겠네요~^^
      다만 뭉치가 비만냥이가 되어가고 있어서... 제한급식을 하긴 해야겠어요~^^